책소개
칸트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구절이 있다. 바로 『실천이성비판』에 나오는 다음 구절이다. “더 자주 더 오래 숙고하면 숙고할수록, 매번 더 새롭고 더 커지는 경탄과 외경으로 마음을 채우는 두 가지가 있다. 그것은 내 위의 별이 빛나는 하늘과 내 안의 도덕법칙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문장이 들어 있지만, 사실 칸트의 『실천이성비판』을 비롯한 3비판서는 난공불락의 ‘고전’이다.
목차
머리말 5
제1부
제1장 『실천이성비판』의 저술 과정 21
1. 들어가며 21
2. 도덕형이상학을 저술하려는 계획의 지연 24
3. 『실천이성비판』을 저술하려는 결단 34
제2장 이론이성의 한계들 43
1. 들어가며 43
2. “순수이성비판”의 문제 44
3. “코페르니쿠스적 혁명” 46
4. 이론적이고 사변적인 이성 49
5. 제3이율배반 51
6. 자유에 대한 미정적 판단에서 확정적 판단으로의 이행 54
제3장 생각, 행위, 그리고 실천이성 57
1. 품행(conduct)의 두 측면 57
2. 행위의 의욕적(conative) 요인과 인지적(cognitive) 요인 62
3. 실천이성과 의지 68
4. 순수 실천이성 73
제4장 『실천이성비판』의 제목, 목표, 그리고 구조: 서문과 서론의 주해 77
1. 들어가며 77
2. 책의 제목 78
3. 책의 목표들 82
4. 이론이성과 실천이성의 통일 84
5. 실천적인 선험적 종합명제는 어떻게 가능한가 89
6. “도덕형이상학”과의 관계 92
7. 책의 구조 95
8. 서문의 논쟁점 96
제2부
제5장 실천이성의 분석론의 개관 107
1. “분석적”이라는 용어의 의미 107
2. 분석론의 구조 108
3. 분석론의 문제 111
4. 분석론 주해(제2부)의 구성 113
5. 제1장 §§1-8의 요약 114
제6장 경험적 실천이성의 분석론: 1. 형식적 고찰 ― §1의 주해 121
1. 경험적 실천이성 121
2. 실천원칙들 123
3. 규칙들 126
4. 준칙들 129
5. 경험적 실천법칙들은 존재하는가 131
6. 조건적 명령 134
7. 결론 141
제7장 경험적 실천이성의 분석론: 2. 질료적 고찰 ― §§2-3과 §8 일부의 주해 143
1. 들어가며 143
2. 욕구 144
3. 쾌(快) 146
4. 하위 욕구능력 149
5. 하위 욕구능력의 준칙들 151
6. 행복 153
7. 자기중심주의(Egoism) 157
8. 타율 160
제8장 도덕법칙의 “형이상학적 연역”― §§4-7과 §8 일부의 주해 169
1. “형이상학적 연역”의 이념 169
2. 도덕적 경험의 주요 특징들 173
3. 원칙에 가장 근접한 것 179
4. 도덕적 결단의 세 가지 준칙 181
5. 원칙의 정의 186
6. 자율 188
제9장 실천적 개념들과 판단력 ― 분석론 제2장의 주해 195
1. 들어가며 195
2. 원칙, 개념, 그리고 판단 197
3. 선과 악의 개념들 200
4. 실천이성의 범주들 209
5. 자유의 범주들의 표 220
6. 양 범주들 223
7. 질 범주들 224
8. 관계 범주들 225
9. 양상 범주들 227
10. 순수 실천적 판단력의 전형론(Typik) 236
제10장 순수 실천이성의 원칙의 “선험론적 영역”― §7과 Ak., 42-50의 주해 249
1. 들어가며 249
2. “순수 이성의 사실” 252
3. 연역 258
제11장 자유 267
1. 들어가며 267
2. 의지의 두 개념과 자유의 두 개념 268
3. 『순수이성비판』의 논증에 대한 칸트의 요약 274
4. 이론적 이념으로서의 자유 277
5. 제3이율배반의 해결 281
6. 실천적 자유 284
7. 이 학설에 대한 비판적 해명 289
8. 행위자 개념으로서의 자유: 자발성 293
9. 최상의 입법으로서의 자유: 자율 296
10. 두 개념의 종합 298
11. 요약 305
12. 도덕적 악 306
13. 자유와 창조 309
14. 요청으로서의 자유 312
제12장 순수 실천이성의 “감성론”― 분석론 제3장과 변증론의 일부, 그리고 방법론의 주해 315
1. 심리적인 동시에 윤리적인 문제 315
2. 연관된 다른 문제 319
3. 전(前)비판기에 시도된 답변 320
4. 동기들 325
5. 욕구와 쾌 327
6. 존경의 발생 328
7. 일관성이 없다는 혐의 332
8. 도덕감정 335
9. 의무와 인격성 338
10. 덕 341
11. 도덕적 만족 344
12. 도덕교육 350
제3부
제13장 순수 실천이성의 변증론 ― 변증론 제1장과 제2장의 주해(제4~5절 제외) 359
1. 변증성 359
2. 순수 실천이성의 변증적 가상들 361
3. 최고선의 개념 363
4. 순수 실천이성의 이율배반 368
5. 이론이성에 대한 실천이성의 우위 372
6. 실천이성의 요청들 375
7. 신앙과 무지 381
제14장 순수 실천이성의 요청들 ― 변증론 제2장 제4~5절 및 결론의 주해 387
1. 들어가며 387
2. 도덕적 논증의 구조 388
3. 이념들과 요청들 394
4. 영혼 불멸 396
5. 신의 현존 404
6. 도덕성과 종교 414
7. 경탄의 두 대상 417
옮긴이의 말 421
참고문헌 429
인명 찾아보기 439
사항 찾아보기 445
저자소개
루이스 화이트 벡 , 오창환
출판사리뷰
칸트의 『실천이성비판』에 대한 정평 있는 주해서로 지난 60여 년 동안 필독서 역할
이 책은 초판이 출간된 1960년 이래 지난 60여 년 넘게 칸트 실천철학 분야의 고전적 연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이마누엘 칸트(Immanuel Kant)의 『실천이성비판』에 대한 주해서이다. 80여 년이 지나온 지금까지도 『실천이성비판』을 단독으로 집중 조명한 단행본급 연구서가 거의 전무한 실정임을 감안하면, 이 책이 차지하는 위상은 그야말로 다대하다고 할 수 있다.
칸트의 실천철학적 주제의 각론에 해당하는 연구들은 지난 세기에 비해 훨씬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이 책에서 보여준 저자의 입장과 상반되는 해석들, 이를테면 도덕적 동기부여의 문제 및 도덕성과 행복의 관계, 또는 최고선의 해석 문제와 관련해 저자와 상이한 해석을 하는 연구들도 꾸준히 제출되어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오늘날까지 이 책만큼 칸트의 실천이성비판 전체를 종합적으로, 그리고 깊이 있게 연구한 저작은 드물다.
원제에 드러나 있듯이 이 책은 일종의 ‘코멘터리’(A Commentary), 즉 서양의 문헌 연구 전통에서의 ‘주해’(commentarius)의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실천이성비판』을 아무리 잘 번역하고 해석한다고 해도 근본적으로 칸트 텍스트가 갖는 이해의 지난함 때문에 사실상 그의 철학과 사유 세계를 온전히 흡수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것은 칸트 철학의 기본 개념이 갖는 난해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성사적 배경과 맥락이 불충분하기 때문이기도 하며, 또한 해석상의 여러 난점 탓이기도 하다. 따라서 저자가 시도하는 ‘주해적 접근’은 바로 이러한 고전 독해의 어려움을 상쇄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준다. 칸트 철학에 대한 기초지식이 부족한 독자들조차 숙독을 통해 이 벽돌과 같이 단단한 책의 외피를 뚫고 들어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예비 연구자들도 문헌 연구의 기본적인 방법을 숙지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 책은 3부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다. 네 개의 장(章)으로 구성된 제1부는 『실천이성비판』에 대한 본격적 주해 작업에 앞서는 예비적 논의에 해당한다. 제1장은 칸트의 실천철학적 문제의식의 발전사와 더불어 그가 『실천이성비판』의 저술에 이르게 된 과정과 맥락을 밝히고, 제2장은 『실천이성비판』의 이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한에서 『순수이성비판』의 기초 개념과 구조를 다룬다. 제3장은 심리학의 3인칭적 관점과 달리 행위자의 1인칭적 관점에서 사고와 행위가 어떻게 매개되는지를 다루는 장으로서, 훗날 저자의 고유한 행위철학 저작인 『행위자와 관찰자』의 입론에 해당한다. 제4장은 『실천이성비판』의 서문과 서론의 주해이지만, 동시에 『도덕형이상학 정초』 및 『도덕형이상학』과의 변별점을 드러냄으로써 이 저작의 고유성을 분명히 한다.
제2부는 여덟 개의 장으로 구성되며, 『실천이성비판』의 분석론의 주해에 집중된다. 여기서 저자는 분석론의 주요 문제, 즉 순수 실천이성의 실재성의 입증이라는 문제를 『순수이성비판』과의 평행 관계 속에서 도덕법칙의 연역 문제로 번역하며, 이에 따라 분석론은 같은 대상, 즉 도덕법칙의 서로 다른 세 가지 연역인 형이상학적 연역, 선험론적 연역, 주관적 연역의 문제가 다루어진다고 해석된다.
형이상학적 연역은 분석론 제1장(‘원칙’ 장)의 전반부(§§1-8)에서 실천이성 일반의 분석으로부터 소거법적 방식으로, 즉 간접적으로 순수 형식적 원칙으로서 도덕법칙에 도달하는 과정으로서 제6장부터 제8장의 논의가 여기에 해당하며, 분석론의 제2장(‘대상 개념’ 장)의 주해인 제9장 역시 이에 포함된다. 다음으로 제10장은 선함론적 연역이 다루어지는 것으로서 분석론 제1장 후반부의 “이성의 사실” 학설과 ‘연역’ 부분의 주해이다. 다음으로 분석론 제3장(‘동기’ 장)을 다루는 제12장은 주관적 연역에 해당한다.
원전의 주요 구절을 따라가는 제2부의 나머지 장들과 달리, 제11장은 칸트 실천철학의 핵심 개념인 ‘자유’를 주제화한다. 이 장에서 제출되는 칸트의 자유 이론에 관한 논의는 체계적이면서도 상세한 해설을 포함한다. 제3부는 두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실천이성비판』의 변증론을 상대적으로 간략히 다룬다. 제13장에서는 변증론 전반부의 최고선의 이율배반 문제를 중심으로 주해하고, 제14장에서는 변증론 후반부의 순수 실천이성의 요청들을 다룬다.
저자 루이스 화이트 벡, 칸트 실천철학 연구의 권위자
이 책이 『실천이성비판』의 가장 충실한 안내서로 주목받는 것은 저자의 이력에서도 확인된다. 연구 경력 대부분을 근대 독일 철학, 특히 칸트 철학 연구에 매진한 그는 “칸트에 동의하거나 반대하면서 철학을 할 수는 있지만 칸트 없이 철학을 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그에게서 칸트는 그 누구보다도 중요한 사상가이자 연구의 중심이었다. 『실천이성비판』의 영어본 번역을 비롯해 다수의 칸트 철학서를 번역함은 물론, 1970년 로체스터 대학에서 6일간 개최된 ‘제3회 국제 칸트 학회’의 조직위원장으로서 칸트 연구의 국제화에도 많은 기여를 한 바 있다. 특히 그의 주저인 『행위자와 관찰자』는 단순히 철학사적 문헌 연구에 머물지 않고 저자 자신의 고유한 행위철학을 전개한 저작으로 일찍이 독일어로 번역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