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중국 창족 신화와 전설』의 자연신화, 홍수신화, 영웅신화, 민속전설, 인물전설들은 어느 것 하나도 창족이라는 민족의 역사적 심성, 원시적 인식, 문화적 인자, 개체적 전승 등의 요소가 공동으로 작용하여 시시각각 변화와 발전을 거치면서 대를 이어 전승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리고 이런 신화의 핵심은 창족의 민족 신앙, 민족 정신과 민족 의지에 있다. 오늘날 학문적 관점에서 보면, 이런 신화와 전설의 발생과 전승의 근원도 분명히 추적하고 연구할 만한 가치가 있겠다.
하지만 여기서는 우선 이런 신화 전설이 보여주는 창족 사람들의 세계에 대한 인식과 사고 방식, 사회적 암시와 관습 및 습관, 세대간의 전승 측면에서, 다음은 민간인 전파자 개개인의 사회적 역할, 개인의 성격, 역사적 이해 측면에서, 세 번째는 청중의 입장과 기대, 수용과 반응 측면에서 이러한 신화와 전설을 이해하고, 감상하고, 분석해야 할 것이다. 창족의 신화와 전설은 그 자체로 독특함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여러 민족, 나아가서는 전 세계 많은 민족의 신화 전설과 마찬가지로 천지만물, 집단 신앙, 사회 구조, 문화 풍속 등에 대한 공통적인 인식과 이해를 담고 있다.
이 번역서는 중국 소수민족의 신화와 전설을 이해하고, 상호 비교를 통해 한국의 신화와 전설을 해석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그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의 창족 문화와 신화전설 이해에도 유용한 길잡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목차
창세신화 ?世神?
아부취거가 세상을 창조하다 阿?曲格?世
개는 대지의 외삼촌 狗是大地的母舅
개 머리 반고가 천지를 열다 狗??古?天地
사람은 어떻게 생겨났나 人是???的
신이 인간을 만들다 神仙造人
양각인연 羊角姻?
원숭이가 사람으로 변하다 ??人
사람이 허물을 벗다 人?皮
자연신화 自然神?
해 太?
달 月亮
달과 아홉 개의 해 月亮和九?太?
대지에 산과 골짜기가 생겨난 유래 大地???有山?和山梁
산골짜기와 평원이 생겨난 유래 山?平?是???的
홍수신화 洪水神?
오누이가 해를 쏘아 떨어뜨리고 인류를 번창케 하다 兄妹射日制人烟
복희 오누이가 인류를 번창케 하다 伏羲兄妹治人烟
와루와 쭤나 瓦汝和佐?
오누이의 성혼 姐弟成?
홍수의 범람 洪水潮天
영웅신화 英雄神?
란비와가 불씨를 구해 오다 燃比娃取火
백석신(1) 白石神(一)
백석신(2) 白石神(二)
백석신(3) 白石神(三)
백석신(4) 白石神(四)
창가전쟁 羌?之?
창거대전 羌戈大?
무제주와 더우안주(1) 木姐珠和斗安珠(一)
무제주와 더우안주(2) 木姐珠和斗安珠(二)
산과 나무의 유래 山和?的??
메이부와 즈라둬 美布和志拉?
식량의 유래 粮食的??
가가신 ??神
아바부모 阿巴?摩
아워컹훠가 요귀를 잡다 阿?坑火收妖精
산왕보살과 우창보살 山王和武昌
귀가 하나뿐인 우창보살 武昌菩?只有一只耳?
인물전설 人物??
대우왕 大禹王
대우왕의 출생 大禹王出生
하우왕의 전설 夏禹王的??
양귀비와 목욕못 ??妃和洗?塘
서탄의 양귀비 赦???妃
강유의 전설 姜?的??
아리가사의 이야기 阿里?莎的故事
주딩산의 전설 九?山的??
왕터가 상경하다 汪特上京
아바시라 阿巴?拉
스비가 신선이 되다 ?比成仙
민속전설 民俗??
양가죽 북을 두드리게 된 유래 打 “羊皮子” 的??
스비가 원숭이가죽 모자를 쓰게 된 유래 “?” 戴?皮帽的??
신부가 면사포를 쓰게 된 유래 新娘??要搭盖??
토장의 유래 土葬的起源 ·
신화 전설 원문 神? ?? 原文
저자소개
허련화
출판사리뷰
창족은 중국의 56개 민족 가운데서도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민족이다. 그러나 창족은 고대 은나라 이전 하나라 건국의 주요 세력이었을 만큼 오래된 민족이다. 한국어 발음으로는 ‘강(羌)’으로 부르는 종족인데 한자의 형상이 시사하듯이 중국의 서북 지역에서 양 유목을 하던 집단이다. 이 창족 중심의 유목민이 황하를 따라 세력을 확장하면서 하류 지역의 이(夷)와 부딪치는 과정에서 중국 신화의 상당 부분이 생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창족의 신화와 전설은 중국의 신화·전설, 나아가 동북아시아 서사를 이해하는 데 긴요하다.
그러나 창족을 모르는 만큼 그들의 신화와 전설도 낯설다. 동아시아 신화를 오래 들여다본 필자의 처지에서도 낯설고 독특한 이야기가 적지 않다. 예컨대 창세신이 두견화 꽃가지에 숨을 불어넣어 사람을 만들었다는 신화, 알에서 나온 거북이와 청판석으로 천지를 만들었다는 신화가 그렇다. 거북이의 네 다리로 하늘을 떠받치는 기둥을 삼았다는 창세신화소, 기둥이 된 거북이가 견디질 못하고 움직일 때 지진이 난다는 신화소는 여러 민족이 공유하고 있지만 그런 거북을 제압하기 위해 개를 귓구멍 속에 넣거나, 감시하게 한다는 신화소는 창족한테서만 발견된다. 반고라는 창세신도 여러 민족이 공유하고 있지만 반고왕이 개의 머리에 사람의 몸을 갖춘 형상이라는 신화소는 창족의 상상력이 새로 빚어낸 것이다.
이 책의 첫 부분 ‘창세신화’ 편에서는 세계에 대한 창족 사람들의 원초적인 사유를 엿볼 수 있다. 광대한 천지는 창족인이 신앙하는 천신 아뿌취꺼와 그의 아내 홍만시가 힘을 합쳐 만든 것이다. 즉 이 세상은 신이 창조한 것이다. 이러한 인식과 표현은 세계 각 민족들에게서 모두 비슷하게 나타난다. 중국 한족의 신화 중에도 “반고가 천지를 개벽”하고, “여와가 진흙을 빚어 사람을 만든다”는 창세신화가 존재하는데, 이런 신화에서 남자와 여자는 인간 사회의 음과 양의 근본적 소재이다. 창족과 한족 창세신화는 두 민족의 혈족, 인척에 대한 동일한 인식을 투사하기도 한다.
또 창족 신화에는 개가 자주 등장하는데, 창족 사람들에게 있어서 개는 옛날 유목시대나 현재 경작시대나 모두 양치기와 사냥의 좋은 조력자, 생활의 좋은 동반자로, 그 지위가 상당히 중요하다. 개는 창족 가정의 상징이기도 한데 이는 마치 한족 가정에서 돼지를 중요시하는 것과 같다. 내가 어렸을 때 매번 설날이 되면 부모님은 식사 전에 먼저 개 밥그릇에 밥과 고기를 담아 줘서 개가 고기를 먼저 먹으면 풍년이 들고 밥을 먼저 먹으면 수확이 적으리라고 예측하시던 기억이 난다. 또한 양각화(羊角花)는 소년 시절 어머니를 따라 양치기를 하면서 늘 보던 꽃으로서 오늘날 민강 상류 지역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 학명은 고산두견화이고 일반적으로 해발 2~3,000미터의 관목수풀 속에서나 고산 초원 변두리에서 자라며, 매년 늦봄과 초여름쯤이면 분홍색, 노란색, 흰색의 꽃들이 온 산에 가득 피어난다. 이렇듯 오래된 이야기들은 모두 우리가 살아온 역사 문맥과 현실 생활과 민속 속에서 대대로 전해져 내려온 것이다.
『중국 창족 신화와 전설』의 자연신화, 홍수신화, 영웅신화, 민속전설, 인물전설들은 어느 것 하나도 창족이라는 민족의 역사적 심성, 원시적 인식, 문화적 인자, 개체적 전승 등의 요소가 공동으로 작용하여 시시각각 변화와 발전을 거치면서 대를 이어 전승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리고 이런 신화의 핵심은 창족의 민족 신앙, 민족 정신과 민족 의지에 있다. 오늘날 학문적 관점에서 보면, 이런 신화와 전설의 발생과 전승의 근원도 분명히 추적하고 연구할 만한 가치가 있겠다. 하지만 여기서는 우선 이런 신화 전설이 보여주는 창족 사람들의 세계에 대한 인식과 사고 방식, 사회적 암시와 관습 및 습관, 세대간의 전승 측면에서, 다음은 민간인 전파자 개개인의 사회적 역할, 개인의 성격, 역사적 이해 측면에서, 세 번째는 청중의 입장과 기대, 수용과 반응 측면에서 이러한 신화와 전설을 이해하고, 감상하고, 분석해야 할 것이다. 창족의 신화와 전설은 그 자체로 독특함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여러 민족, 나아가서는 전 세계 많은 민족의 신화 전설과 마찬가지로 천지만물, 집단 신앙, 사회 구조, 문화 풍속 등에 대한 공통적인 인식과 이해를 담고 있다. 이 번역서는 중국 소수민족의 신화와 전설을 이해하고, 상호 비교를 통해 한국의 신화와 전설을 해석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그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의 창족 문화와 신화전설 이해에도 유용한 길잡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