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중국 문학의 금기를 넘어선 환상적인 이야기꾼, 츠쯔졘의 대표작
최고 권위의 ‘마오둔 문학상(제7회)’ 수상작
츠쯔졘은 중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 중에서도 가장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작가로 손꼽힌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섬세한 어휘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뿜어내는 그녀는 중국을 넘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어얼구나 강의 오른쪽』은 츠쯔졘이 30여 년의 창작활동 동안 40여 편의 작품을 발표하며 축적해온 작가의 역량이 응집된 대표작이다. 인간에 대한 웅숭깊은 관점과 사상은 통찰력이 더해져 농밀한 언어로 비극적이지만, 따뜻하고 조화로운 삶과 세계를 구현해냈다. 츠쯔졘은 이 작품으로 중국 문학의 최고 영예로 손꼽히는 ‘마오둔 문학상(제7회)’을 수상했다.
『어얼구나 강의 오른쪽』은 내몽고 소수민족인 어원커 부족이 100년이라는 세월과 함께 온갖 파고를 헤쳐 나온 삶에 관한 이야기다. 이들은 중국과 러시아의 힘에 눌려 두 나라의 경계인 어얼구나 강의 왼쪽까지 쫓겨 그곳에서 20세기를 맞이한다
작가는 문명인의 관점에서는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신비하고 놀라운 삶을 이야기한다. 흥미진진하면서도 역동적인 이야기는 소설이 매듭될 때까지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작가는 이야기에만 치중하지 않는다. 소설의 화자인 ‘나’의 입을 빌려 섬세하고 내밀한 언어로, 문명 반대편에 선 유목민의 사유방식과 그 속에 깃든 절망과 환희를 조망한다. ‘미개부족’과 현대문명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어얼구나 강의 오른쪽』은 풀기 어려운 문제에 은유적으로 답변을 들려준다.
목차
새벽/ 정오/ 황혼/ 에필로그/ 옮긴이의 글
저자소개
츠쯔졘 , 김윤진
출판사리뷰
중국 문학의 금기를 넘어선 환상적인 이야기꾼, 츠쯔졘의 대표작
최고 권위의 ‘마오둔 문학상(제7회)’ 수상작
츠쯔졘은 중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 중에서도 가장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작가로 손꼽힌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섬세한 어휘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뿜어내는 그녀는 중국을 넘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녀는 ‘루쉰문학상’, ‘빙신(氷心)산문상’, ‘좡중원(壯重文)문학상’ 등 권위 있는 문학상을 두루 수상했을 뿐 아니라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주관하는 ‘제임스 조이스 창작기금’의 수혜 작가에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중국의 대표적인 문학상인 ‘루쉰문학상’을 세 번이나 수상한 유일무이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에서 작품이 출간되어 관심을 받고 있다.
작가의 개성 넘치는 이야기와 문학적인 성취도는 소설의 소재에서부터 기존 중국 작가들과 뚜렷한 개성을 보인다. 그녀는 한족이면서도 중국의 변방지역의 소수 민족의 삶을 심도 있게 조명한다. 이러한 면모를 지닌 덕에 그녀의 작품은 ‘주류 정치세력에 대한 비주류의 대담한 도전’이자 ‘음지에 있던 갈등과 모순을 향한 날카로운 비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어얼구나 강의 오른쪽』은 츠쯔졘이 30여 년의 창작활동 동안 40여 편의 작품을 발표하며 축적해온
작가의 역량이 응집된 대표작이다. 인간에 대한 웅숭깊은 관점과 사상은 통찰력이 더해져 농밀한 언어로 비극적이지만, 따뜻하고 조화로운 삶과 세계를 구현해냈다. 츠쯔졘은 이 작품으로 중국 문학의 최고 영예로 손꼽히는 ‘마오둔 문학상(제7회)’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들은 이 소설을 두고 “문화인류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작품의 풍격이 뚜렷하고, 독자들에게 심원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작가의 사상, 작품의 예술성을 두루 갖춘 걸작”이라며 극찬을 했다.
“그 강에는 삶과 죽음, 사랑과 증오, 과거와 미래가 흐르고 있다”
현세를 뛰어넘는 ‘숲 속 여인’의 놀라운 사유방식, 그 속에 깃든 환희와 절망
『어얼구나 강의 오른쪽』은 내몽고 소수민족인 어원커(?溫克) 부족이 100년이라는 세월과 함께 온갖 파고를 헤쳐 나온 삶에 관한 이야기다. 이들은 중국과 러시아의 힘에 눌려 두 나라의 경계인 어얼구나 강의 왼쪽까지 쫓겨 그곳에서 20세기를 맞이한다. 어원커 사람들은 스스로를 자연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며 산다. 순록의 목초지를 쫓아 유목하고, 사냥을 하며, 자연의 은총을 누리지만 살인적인 추위와 홍수를 견뎌야 하고, 맹수를 만나 목숨을 잃기도 한다. 하지만 문명이 본격적으로 침투하면서 어원커 사람들은 상상할 수 없는 재앙과 고난을 마주하게 된다. 전염병이 돌고, 숲이 사라지고, 유목민의 삶을 포기하고 인위적으로 조성된 마을에서 정착하게 된다.
소설의 화자인 ‘나’는 어원커 부족 마지막 추장의 여인이다. 츠쯔졘은 이 여인의 일대기를 통해 부족의 삶을 들여다본다. 작가가 주목하는 것은 어원커 부족의 독특한 세계관, 즉 삶과 죽음, 과거와 현재, 사랑과 증오가 맞닿아 있는 신비로운 사유방식이다. 다른 문명세계와 마찬가지로 이들은 서로 사랑하고, 증오하고, 속이고, 동정하며 희로애락을 향유한다. 하지만 문명세계처럼 빈부의 격차가 벌어지고, 살인이 벌어지거나, 한 개인이 고립되는 등 사회적인 병폐는 찾아볼 수 없다. 이러한 삶이 가능한 것은 선량함을 바탕으로 감정에 솔직하고, 사념이 없고 깨끗한 사람들의 사고방식 덕이다. 소설 속의 어원커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시련을 안겨주었던 일본군을 포로로 삼았다가 압송해가는 도중 멧돼지 고기를 대접한다. 진더는 목매달아 죽은 나무는 함께 베어 태워야 한다는 관습을 알고 일부러 죽어가는 나무에 목을 매달 만큼 순수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 또한 사랑과 증오를 표현하는데도 거리낌이 없다. 니두 무당은 금기시된 사랑인 줄 알면서도 새의 깃털을 하나하나 모아 화려한 치마를 만들어 사랑하는 다마라에게 선물하도 하고, 이완은 사냥을 나섰다가 우연히 만나게 된 러시아 창녀의 음울한 눈빛에 애잔함을 느껴 부부의 연을 맺기도 한다.
작가는 문명인의 관점에서는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신비하고 놀라운 삶을 이야기한다. 흥미진진하면서도 역동적인 이야기는 소설이 매듭될 때까지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작가는 이야기에만 치중하지 않는다. 소설의 화자인 ‘나’의 입을 빌려 섬세하고 내밀한 언어로, 문명 반대편에 선 유목민의 사유방식과 그 속에 깃든 절망과 환희를 조망한다. ‘미개부족’과 현대문명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어얼구나 강의 오른쪽』은 풀기 어려운 문제에 은유적으로 답변을 들려준다.
“가장 인간적인 체온이 담긴” 소설, 『어얼구나 강의 오른쪽』
어원커 부족의 신비한 생활방식, 그 중심에는 자연과 인간을 이어주는 ‘무당’이라 불리는 샤먼이 있다. 부족의 생로병사와 결혼은 무당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대자연의 만물 속에 영성이 깃들어 있다고 인식하는 어원커 사람들은 자연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긴다. 소설 속에서 이들은 강물에 침을 함부로 뱉지 않고, 아무 나무에나 소변을 보지 않는다. 이러한 사회에서 신과 인간의 중재자인 무당은 평범한 사람들과 다른 숙명을 안고 살아간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박수무당인 니두와 무당 니하오는 비극적인 운명을 떨쳐내지 못한다. 평생을 홀로 지내야 하는 니두는 사랑하는 여인을 뒤에서만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그는 전염병의 창궐을 막지 못하자 신력까지 의심받는다. 니하오의 운명 또한 니두 못지않다. 그녀는 죄인의 영혼까지 구하기 위해 사랑스러운 아이의 목숨을 신에게 맡기게 된다. 삶과 죽음, 자신의 삶을 초월한 이들의 인생은 어원커 부족이 자연을 바라보는 태도와 생명의 가치가 담겨 있다. 또한 문명에 대처하는 어원커 부족의 태도를 함축하고 있다. 츠쯔졘은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무당이 이 작품의 중요한 테마가 된 것을 고백했다. “그녀는 위대한 작가이다. 또한 그녀가 지내온 삶 자체는 걸작이다. 때문에 나는 작품 속에서 그녀의 운명을 주된 테마로 삼았다.”
작가는 생명의 존중, 자연과의 소통, 다른 문명의 생태에 대한 존중과 따뜻한 인간미 등을 그려낸다. 중국의 작가 쑤퉁은 츠쯔졘을 “온유한 마음을 지닌 작가”라는 평하면서 “츠쯔졘의 소설에는 가장 인간적인 체온이 담겨 있다”고 했다. 『어얼구나 강의 오른쪽』은 그녀의 작품 가운데 가장 인간의 체온이 담긴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