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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평, 과연 창작에 기생하는 권력일까?
혹자는 비평(평론)을 창작에 기생하는 권력이라고 말한다. 비평가(평론가)란 ‘생산하는 사람’이 아니라 ‘생산에 기생하는 사람’이기에 생산물을 그럴싸하게 포장하는 것이 비평가의 일이란 그의 말은 ‘평론계’라는 헤게모니가 형성되었을 때를 지적한 말일 테다.
하지만 이런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경우를 우린 종종 경험하게 된다. 어려운 영화평론이나 음악평론, 문학평론들은 우리 소비자들을 이해할 수 없는 전문용어의 수렁에 빠지게 하고, 창작물에서 더욱 멀어지게 만드는 ‘고매하며 고상한 권력’을 형성한다. 그래서 평론가들끼리만 박수치고 이해하는 용어를 사용해야 훌륭한 비평이라 치켜세우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반면, ‘창작의 기생’을 넘어서는 비평은 우리가 양질의 서적을 선택할 수 있는 안목과 창조적 책읽기를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비평가의 몫은 작품과 독자의 상호 소통을 위한 다리 역할이다. 창작물을 접하는 독자들이 새로운 안목을 가지고 텍스트를 해석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도움을 주는 것이 비평가가 해야 할 일이다. 비평가도 사람이기에 객관적 감상을 통한 가교 역할은 불가능하지만, 독자들이 다양한 안목을 가지고 타인의 삶과 취향을 이해할 수 있도록, 그래서 궁극적으론 비판적 텍스트 읽기를 통해 건강한 인격을 형성하도록 도와 주기 위함이다. 이런 비평이 과연 창작에 기생하는 권력이기만 할까?
▶ 현장 비평가 황선열,
아동청소년문학의 길을 묻다
아동문학과 청소년문학은 날이 갈수록 그 위상이 높아지고 있고, 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주제의 작품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그에 따라, 여러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보는 비평들 또한 점점 많아지고 있다. 특히, 청소년문학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요즘, 현장 비평가 황선열이 그 동안 아동문학에 국한되었던 비평을 최초로 청소년문학으로까지 확장시킨 비평집을 엮어 내는 의미는 자못 클 수밖에 없다. 최근 수년 간 여러 지면을 통해 꾸준히 발표한 비평을 모은 『아동청소년문학의 새로움』은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아동청소년문학의 현실을 심도 있게 살피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쾌하게 제시하고 있어, 아동청소년문학에 관심 많은 일반 독자와 작가, 그리고 작가 지망생들에게 좋은 길라잡이 역할을 할 것이다.
저자가 머리말에 밝혔듯, 비평의 본질은 지금, 이곳의 문학을 자리 매김하는 행위이며, 문학의 상호 소통을 지향하는 행위이다. 그래서 비평이 문학 작품을 해석하면서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문학 작품에 대한 창조적 책읽기를 계속해야 하는 까닭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독자들(특히, 아이들에게 책을 권해 주는 어른들)은 이 비평집을 통해, 자기 안에 갇혀 미처 보지 못했던 또다른 시선을 만날 수 있고, 보다 폭넓은 시야를 가지고 텍스트를 해석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게 될 것이다. 또한 당대의 아동청소년문학에 대한 끊임없는 문제제기를 통해, 작가들에겐 보다 나은 작품을 창조하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해 줄 것이다.
▶ 주요 내용
1부는 아동청소년들의 현실을 다룬 작품들을 소개했다. 여기서는 주로 청소년문학이 무엇인지, 청소년문학은 어떤 방향을 지향하고 있는지와 같은 원론적인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이 문제를 통해서 최근 청소년들이 어떤 다양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어떤 열정을 갖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청소년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성담론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이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를 살필 수 있을 것이다.
2부는 주로 역사동화를 다루었다. 청소년문학이라는 말로 발표된 작품의 대부분은 청소년의 현실과 역사를 소재로 하고 있다. 역사동화는 역사의 기록과 문학의 허구가 만나는 지점에 있다는 점에서 작품의 공과를 섣부르게 판단하고 해석할 수가 없다. 여기에 실린 역사동화에 대한 논쟁을 통해서 역사동화의 진정성이 무엇이며, 역사동화를 어떻게 읽을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3부는 아동청소년문학의 범위에 속하는 책들을 읽은 단평들이다. 저자가 그 동안 청소년문예지와 여러 지면에 발표했던 짧은 서평들을 한곳에 모아놓은 것으로, 아이들이 어떤 책을 읽을지 망설이고 있을 때 권할 만한 책들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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