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새로운 시작 17 하늘길 18 꼭지 19 파도 20 떠난 사람 보낸 사람 22 사랑이 마음에서 떠날 때 24 노을빛 25 코스모스 26 갯바위 28 어부의 통곡 30 어부가 산으로 갔다 32 바닷가 봄 풍경 34 어부가 쓴 일기장 36 새해를 맞으며 37 새벽 별자리 38 꿈에 젖은 삼다도 40 야생화 42 어머니의 오월 44 오월의 언약 46 오월이 오면 47 영일만 비경(秘境)
제2부 계절과 계절 사이
50 바다 저 푸른 영혼 52 가을비 53 가을 하늘 54 추몽(秋夢) 56 환청(幻聽) 58 봄을 품은 산 59 끝과 시작 60 사공의 뱃노래 62 파도 소리 63 갈매기 64 노적암(露積岩) 소나무 66 구룡소(九龍沼) 70 계절과 계절 사이 72 늦더위 74 절망 76 가족 78 사랑병 80 고독 82 원망
제3부 인연에 대하여
86 용왕의 아들 88 앞만 보고 걸어라 90 6월에는 92 할머니의 유모차 94 바다가 좋았다 96 어부의 바다 98 고향 100 파도 2 102 인연에 대하여 103 짝사랑 104 자연의 고향 106 바람이 일러주고 가는 말 110 오월이 오는 길목 112 관광버스 114 수평선 116 낙엽 117 연륜 118 우리 어무이
제4부 영혼의 고향
122 사진 속에 그리움 123 가을 명상(冥想) 124 세월 무상 125 새벽 산책(散策)길 126 비움의 고독 127 시간의 여백 128 아버지 130 수평선 132 대화 134 하얀 돛단배 136 오늘은 간다 138 마음이 슬픈 날 140 장마 142 새로운 마음으로 143 영혼의 고향 144 내가 사는 고향은 146 고별(告別) 150 상사화 152 당신의 흔적 154 고향길 157 영일만을 건너가는 봄 158 인생 난간에서 160 아버지의 늦은 귀가 161 어머니의 세월 162 바람의 울음소리 165 하늘 계단 166 인생 구비 168 겨울을 건너는 다리
저자소개
김근이
출판사리뷰
내가 어릴 적부터 몸에 배어든 바다 냄새가 내 진국이 된 듯하다. 나는 일찍이 어부가 되었고, 영일만에서 야간 유자망조업을 하는 배에 선원으로 올랐다. 나이 많은 어른들 틈에 끼어서 바다 일과 배를 운전하는 사공 일을 열심히 배우면서 시간이 나는 대로 책을 읽고 시를 쓰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오후 네 시가 넘으면 장화를 신고 책을 옆구리에 끼고, 어머니가 넘겨주시는 도시락을 들고, 어젯밤 작업에서 돌아와 집 앞 물가에 닻을 내렸다. 배를 띄워놓은 바닷가 자갈밭에 앉아 선원들이 집으로 들어가 밤에 못 잔 잠을 보충하고 작업 준비를 하여 시간에 맞춰 나오기를 기다리고 앉아 있었다. 먼바다를 내다보면서 오늘 밤 작업에서 고기를 잡을 생각보다는 바다를 유유히 떠다니는 시어를 낚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것이 나의 생활이고 나의 시의 학습이었다. 나는 일찍 학교를 포기하고 고기를 잡는 어부가 되었다. 중학교 일학년에 세 학교를 거치면서 이학년 교실을 밟아보지 못하고 학교를 그만두었다. 오후가 되면 혼자서 이웃에 있는 초등학교 일학년 교실을 전세를 내듯 하여 교실 구석진 자리에서 독학을 시작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일이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그 세월도 잠시 4, 5년 후 나는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 그 당시 소문난 사공 어르신을 따라 바다로 갔다. 그러나 그때도 역시 옆구리에 끼고 다니던 책은 버리지 않았다. 책이 중학생 교과서에서 소설책이 아니면 시집으로 바뀌었다. 그해 돈은 벌지 못했지만, 사공 어르신으로부터 ‘용왕의 아들’이란 별칭을 받았다. 그런데 가을이 오면서 연안에서 너무 고기가 잡히지 않았다. 따라서 마을 어른들과 함께 속초까지 오징어잡이를 갔다. 그리고 난생처음으로 돈을 벌어와 어머니에게 드렸고 끝내 그 돈을 받은 어머니는 울고 말았다. 나는 어린 나이였지만 일은 열심히 배우고 돈은 열심히 모았다. 마침내 24살에 내 배를 만들었고 선주가 되어 직접 배를 몰고 다니며 조업을 하는 사공이 되었다.
2002년도에 첫 번째 시집을 시작으로 세 권의 시집을 만들었다. 첫 번째 시집은 어쩌다 방송에 나가면서 세 번이나 책을 찍어서 무상으로 나누어 주었다. 첫 시집 『찔레꽃 피는 날과 바람 부는 날』은 책이 많이 나갔다. 내가 나가던 시인협회를 통해 이름있는 시인들에게 알려졌다. 이후 세 권의 시집을 출간, 서점에는 내지 않았고 대부분 우편으로 지인들과 이름있는 작가들에게 보냈다. 이번에 올리는 시들도 오래전에 쓴 것이 많고 근간에는 자서전과 수필집을 내느라 시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 아마도 이 시집이 내 생전 마지막 출판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나는 많이 쓰진 않았지만 내가 쓴 작품 속에는 내 삶이 오롯이 녹아들어 있다. 나는 내 삶을 벗어나서는 작품이 제대로 구성되지를 않았다. 그것은 아마 내가 살아온 생활 전선이 좁고, 평생을 오로지 한 가지 일을 가지고 몸으로 익히고 머릿속에 담아 오면서 집중했기 때문인 것 같다. 짧게 쓴 시 속에도 나의 삶이 묻어 있고, 웃고 돌아서는 이별 뒤에도 가슴 한곳이 저리도록 상처를 남겼다. 독자분들께는 내가 쓴 작품 속으로 너무 깊이 빠져들지 말고 마음에 보이는 것만 읽어 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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