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클럽 주인장의 쓰리쿠션 에세이. 당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당구 기술을 가르치는 당구 교본은 아니다. 당구장에 모여드는 사람,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 내지는 신경전, 이 모든 것들이 모여 작은 사회를 만든다. 여기서 당구는 단순히 공을 쳐서 점수를 내는 행위가 아니라, 인간의 내면과 사회적 관계를 조망하는 창구로서 기능한다. 즉, 인문학적 사유와 당구라는 놀이의 기묘한 공존 속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 당구장에서 하는 철학 이야기 - 당구장 안 천태만상과 당구공을 치는 행위에 숨겨진 의미
이 책은 ‘쓰리쿠션 에세이’라는 명명처럼 당구를 소재로 삼고 있지만 당구 교본은 아니다. 물론 당구 잘 치는 기술에 대해 언급은 되어 있으나 그보다 중요하게 다루는 것은 ‘정신적인 면’, ‘다이몬적인 부분’이다.
저자는 우리가 별 부담을 느끼지 않고 일상적으로 행하는 ‘당구 치는 행위’에 대한 ‘철학적 의미’를 전혀 ‘철학적이지 않은 어조’로 이야기한다. 다시 말해 여기서 당구는 단순히 공을 쳐서 점수를 내는 행위가 아니라, 인간의 내면과 사회적 관계를 조망하는 창구로서 기능한다.
책은 크게 다섯 부분으로 나뉜다. Ⅰ장에서는 현대 사회에서 놀이(당구가 포함된)가 직면한 엄중한 상황을 다룬다. 그다음 Ⅱ장은 고대 그리스의 아레테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학습과 연습을 통해 얻는 즐거움에 대해 다룬다. 여기서 핵심 개념인 다이몬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Ⅲ장에서는 당구의 기술적인 부분이 소개된다. 초보자를 위한 실용적인 팁이 제공되지만 앞서 말했듯이 기술에 방점이 찍혀 있지는 않다. Ⅳ장에서는 당구장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을 통해 내면의 성숙이나 지혜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Ⅴ장에서는 게임이라는 주제로, 당구에서부터 인생의 무한한 게임까지 다양한 생각들을 탐구하면서 인간을 중심에 둔 이야기를 전개한다.
‘당구공은 없다’는 당구라는 신선한 소재를 통해 인간 본성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사유한다. 여기에 더해 저자가 당구장을 운영하며 생긴 웃지 못할 에피소드와 이를 서술하는 저자의 위트가 곁들여져 당구를 잘 몰라도, 혹은 인문학을 잘 몰라도 어렵지 않게 웃으며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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