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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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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
상품명 끝나지 않은 일
정가 ₩18,000
판매가 ₩16,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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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글항아리
ISBN 9791169092333
출간일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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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은 해야만 했던 말을 다 한 걸까.’
……나는 여전히 대문자 L로 시작하는 Life,
삶의 압력을 느끼려고 읽는다.

비비언 고닉 선집 마지막 책. 『끝나지 않은 일』은 비비언 고닉이 여든넷에 발표한 최근작으로, 그간의 저작들에서 보여준 자기인식의 근간이 되어온 읽기와 다시 읽기라는 행위를 자기발견의 방법이자 자기확장의 통로로서 고찰한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독자로서의 유전자는 정체성을 구성한 개인, 자기서사와 페르소나를 가진 저자로서 그를 ‘최선의 자아’에 다가서게끔 한 진화의 재료다. 삶은 자력으로 통제되지 않고, 분열된 자아는 세상에 휘둘린다. 『끝나지 않은 일』의 고닉은 바로 그런 불완전한 인간 존재의 분투를 상상하려고, “삶의 압력을 느끼려고” 읽은 책을 다시 읽고 또다시 읽는 독자다. ‘절대 한 번으로 읽기를 끝내지 말 것’―저자의 감정을 날것 그대로 느끼게 하는 그 글쓰기는 치열하다 못해 구성적이기까지 한 이 끝없는 읽기에서 나왔음을, 책에 실린 열 편의 에세이는 보여준다. 영원히 자기 되기를 포기하지 않는 작가, 그에게는 읽기도 쓰기처럼 일인칭이 된다.

저자소개

비비언 고닉 , 김선형

출판사리뷰

지난날 중요했던 책들을 다시 읽으며
‘최선의 자아’에 다가서기

『끝나지 않은 일』의 첫머리에서 고닉은 읽고 쓰는 자아의 중추를 구성하는 의식의 결함과 불완전을 통렬하게 자각한다. “인생 초년에 중요했던” 책들을 다시 펼쳐 든 그는 “긴 의자에 누워 정신분석을 받는 느낌”에 빠져든다. 기억의 오류와 노골적인 오독이 과거의 읽기로부터 마구잡이로 떠오른다. 하지만 바깥 세계가 “방울방울” 멀어져갈 정도로 매혹하고 끌어당기는 텍스트의 힘만은 세월이 흘러도 여전하다. 고닉은 지금의 자기보다 더 젊은 자기(들)가 불충분한 경험과 불완전한 앎에 가로막혀 위대한 문학적 텍스트의 풍요한 의미에 진정으로 가닿지 못했음을 절감한다. 80대의 고닉이 20대, 50대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으며 “이제야 처음으로” 새롭게 깨달은 텍스트의 의미에 흥분하고 전율한다. 이것은 사변적인 분석일 뿐 아니라 뜨거운 감정의 체험이다.

참으로 놀라운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눈앞에서 걸출한 의식의 진화가 펼쳐진다. 고닉이 제2물결 페미니즘을 통해 획득한 성차별주의의 인식은 소중하고 혁명적인 것이었으나, 그 후유증으로 앓게 된 “이론과 실천의 괴리”는 치명적인 자기분열의 질병이 되어 내면을 갉아먹어간다. 이데올로기만으로는 분열된 자아를 통합할 수 없었다. 분열된 자아로는 세계와도 타자와도 연결될 수 없었다. 고닉은 다시 읽기를 통해 비로소 통합적 자아를 희구하는 문학의 기획을 이해하는데, 이 앎은 그 자체로 치유적이다. 이 새로운 앎의 조명 아래 단어 하나하나를 되짚는 엄정하고 철저한 다시 읽기가 이루어진다. 그러자 다른 시간 고닉의 다른 자아들이 읽고 감응했던 (파편적이고 불완전한) 의미들이 차례차례 전복되고 전위되며 수정되고 보완된다. 우리는 과거 고닉의 자아들과 차례로 조우한다. 다시 읽기가 곧 새로운 자전적 글쓰기가 된다.(240~241)

‘다시 읽기’를 시작한 건 아마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그 후론 내밀한 벗이 된 책들로 계속 돌아가고 또 돌아가곤 했다. 나를 저 멀리 다른 세계로 훌쩍 데리고 가주는 이야기의 쾌감만으로도 마냥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지금 헤쳐나가고 있는 이 삶을 이해하고 그로부터 어떤 의미를 끌어내야 할지 알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12)

참으로 놀라운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눈앞에서 걸출한 의식의 진화가 펼쳐진다. (…) 기억은 불완전하고, 우리는 한 시절 우리가 서 있던 자리의 한계 안에서만 책과 사람을,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우리가 변하지 않으면 우리 눈에 보이는 세계도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나 변하며, 그래서 훌륭한 문학작품이 품은 세상의 넓이와 깊이를 만나려면 시공간의 여정을 거쳐 돌아오고 또 돌아와야만 한다. 핵심 텍스트로의 거듭되는 귀환을 통해 우리는 이야기를 다시 쓰고 의식을 새로 발명한다. (…) 이야기들은 지워지지 않고 팽창한다. 우회하고 일탈하고 방황했던 삶의 여정, 그 모든 시간이 혜안으로 화한다. 이것은 가히 감동적인 성장서사다. _「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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