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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싸얼 왕(세계신화총서 12)(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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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
상품명 거싸얼 왕(세계신화총서 12)(양장본 HardCover)
정가 ₩22,000
판매가 ₩19,800
배송비 무료
출판사 문학동네
ISBN 9788954639422
출간일 2016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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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모든 티베트인의 입술 위에는 거싸얼 왕의 서사시가 있다”
전 세계 33개국이 참여하는 [세계신화총서] 열두번째 작품 출간!

현대 중국 문단의 대표적인 티베트계 작가 아라이가 티베트의 장편 구전 서사시 거싸얼 왕을 재해석한 『거싸얼 왕』이 출간됐다. 영국 캐논게이트 출판사가 기획하고 프랑스, 독일,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전 세계 33개국 저명한 작가와 출판사가 참여하고 있는 대형 프로젝트 [세계신화총서] 시리즈에 쑤퉁, 예자오엔 등과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선정되어 집필한 작품이다.


목차

1부
신의 아들이 태어나다

이야기 첫번째 연기 _011
이야기 두번째 연기 _015
이야기꾼 양치기의 꿈 _030
이야기 젊은 신, 소원을 빌다 _044
이야기꾼 눈먼 자의 빛 _050
이야기 젊은 신, 세상으로 내려오다 _055
이야기 처음으로 신력을 보이다 _073
이야기꾼 스승 _088
이야기 이야기가 있기 전의 이야기 _090
이야기꾼 근기와 인연 _093
이야기 추방 _100
이야기 찻잎 _115
이야기꾼 운명 _133
이야기 대설 _137
이야기 황허 강굽이 _151
이야기 보살 _167
이야기꾼 오래된 사원 _175
이야기꾼 나루 _185
이야기 사원 _190
이야기꾼 병 _199
이야기 이야기가 있기 전의 이야기 _209

2부
말달리기로 왕이 되다

이야기 천상의 어머니 _215
이야기 차오퉁의 꿈 _220
이야기꾼 모자 _230
이야기 주무 _239
이야기 사랑 _254
이야기꾼 말달리기 시합 _263
이야기 말달리기 시합으로 왕이 되다, 그 하나 _271
이야기 말달리기 시합으로 왕이 되다, 그 둘 _287
이야기꾼 노래하는 사람과 준마 _295
이야기 사랑하는 왕비 _306
이야기꾼 연애 _328
이야기 병장기 부족 _338
이야기 귀환을 잊어버린 국왕 _346
이야기 자차셰가의 죽음 _357
이야기 국왕이 돌아오다 _374
이야기꾼 길 위에서 _383
이야기 고독 _398
이야기 소년 자라 _404
이야기 먼링대전 _416
이야기 먼링대전, 두번째 이야기 _424
이야기꾼 소금 호수 _435
이야기꾼 소금의 길 _451
이야기꾼 책망 _464
이야기 아구둔바 _473
이야기 꿈을 꾸다 _486
이야기꾼 앵두 축제 _496
이야기꾼 경전 발굴 _503

3부
수사자가 하늘로 돌아가다

이야기 곤혹 _521
이야기 자차셰가의 현신 _531
이야기꾼 거싸얼의 초상 _550
이야기 순례 또는 작별인사 _558
이야기꾼 거절 _572
이야기 가 국의 소식 _581
이야기 요망한 왕비가 난을 일으키다 _592
이야기꾼 화살을 만드는 가마, 다젠루 _602
이야기 무야 또는 메이싸 _615
이야기 차오퉁이 하늘로 돌아가다 _638
이야기꾼 무야에서 _657
이야기 보물과 맹세 _663
이야기 가 국에서 요마를 멸하다 _672
이야기 신바가 하늘로 돌아가다 _682
이야기꾼 지옥에서 아내를 구하다 _690
이야기 지옥에서 아내를 구하다 _696
이야기꾼 미래 _707
이야기 수사자가 하늘로 돌아가다 _718

옮긴이의 말 이야기꾼과 소설가 _731

저자소개

아라이

출판사리뷰

알 수 없는 것들을 설명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의 퇴적물,
세계 최장의 서사시 “거싸얼 왕”으로 탄생하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사람들은 알 수 없는 것들을 설명하지 못한 채 내버려두기보다 이해하려 노력하는 쪽을 선호했다. 있을 법한 원인과 결과를 만들고 이야기로 엮는다. 고대인들은 주로 상상의 힘을 빌렸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은 초자연적인 존재, 신의 영역으로 두고 그의 전지전능 아래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인간들은 어떻게 행동하고 사고하는지, 이해 가능한 차원에서 설명하고자 했다. 그 설명들이 엮인 이야기를 우리는 ‘신화’라 부른다.

티베트에는 그렇게 1000여 년을 버틴 이야기가 있다. 1500만여 자에 달하는 세계 최장의 구전 서사시 [거싸얼 왕]이다. 고대 티베트인들이 세상을 어떻게 설명하려 했는지, 어떻게 보고 느꼈는지, 티베트인들의 ‘정신의 지도’가 그대로 담겨 있는 [거싸얼 왕]은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거싸얼 서사시 전통은 일반 대중을 향해 모든 것을 전달하고 포용하는 백과사전의 기능을 하며, 티베트 국민 그리고 젊은 세대들은 이 공통의 문화유산을 통해 문화적 정체성과 유구한 역사를 깨닫는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위원회)

여느 고대인들과 같이 티베트인들에게도 예기치 않은 순간에 급변하는 자연환경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였다. 하지만 이보다 더 근본적이고 매혹적인 수수께끼가 있었으니, 그건 사람의 마음속 일이었다. 왜 어떤 이는 선하고 어떤 이는 악한가. 이는 궁극적으로는 선과 악의 기원, 인간 본성에 대한 질문들로 이어졌다. 티베트인들은 나름의 답을 찾아나갔다. 이 세상에는 신과 인간, 요마妖魔가 살고 있다고. 하늘에 사는 신은 인간을 가끔씩 도와주고, 요마는 인간을 잡아먹고 괴롭히는 재미로 산다. 인간은 오랫동안 이런 요마에 맞서 싸웠다. 하지만 요마는 인간들을 항상 이겼고, 인간과의 싸움이 시들해진 나머지 활약할 다른 장소를 발견했다. 바로 사람의 마음속이었다. 사람 그 자신의 마음속에서 악이 싹튼다는 통찰은 장편 서사시 [거싸얼 왕]을 끌고 가는 세계관이다.

“사람과 신이 힘을 합쳐 요마들을 끈질기게 추적했지만, 결국 그들은 완벽한 장소, 사람의 마음속으로 숨어버린 것이다.”
(본문 12쪽)

“사람의 마음에 깃든 요마란 무엇인가? 보물을 찾으려 애쓰고 권력을 갈구하며, 가난한 사람들은 신경쓰지 않고 좋은 옷과 맛있는 음식만 찾는 것은 모두 마음속 요마가 하는 짓이다.”
(본문 191쪽)

먼 옛날, 티베트의 옛 땅은 ‘링’이라 불렸다. 이곳엔 부족들이 흩어져 살고 있었다. 각각의 부족은 서로 다른 통치자가 다스렸는데 어느 곳 하나 평안한 곳이 없었다. 인간세상에서 사람들을 괴롭히는 요마들 때문이었다. 요마들은 흉측한 괴물로 변신할 뿐만 아니라 사람의 마음속으로도 들어가 왕이나 대신大臣이 되어 사람들을 괴롭혔다. 인간들은 요마들에게 번번이 패했고, 이를 보다 못한 하늘에서 거싸얼을 내려보내 ‘아랫세상’ 즉 인간세상을 다스리기로 한다.
거싸얼은 다양한 형태로 현현한 요마들을 무찌른다. 자신의 아내를 탐하는 요마, 기억을 지워버리는 샘물을 만드는 요마, 슬픔을 달래는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하는 요마 등 사대 마왕이라 불리는 왕들을 없앤다. [거싸얼 왕]에서 요마는 이러한 전형적인 악인의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악의 다른 모습들, 이를테면 탐욕이나 공포, 질투, 두려움의 형태로 거싸얼의 주변 인물들의 마음속에도 숨어 있다. 권력욕에 눈이 어두워 배신과 모략을 일삼는 거싸얼의 작은아버지 차오퉁, 질투에 눈이 멀어 친구를 배신하는 거싸얼의 아내 주무, 싸움에서 질까 두려워 비겁한 술수를 쓰는 장군들이 그러하다. 거싸얼 왕은 외부의 요마뿐만 아니라 각자의 마음속에 있는 요마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인간세상에서의 사명을 다하고 하늘로 귀환한다.

하지만 하늘의 아들인 동시에 땅의 왕이 될 운명을 가지고 아랫세상에 내려온(태어난) ‘인간 거싸얼’이 자신에게 주어진 ‘신이자 왕’이라는 천부의 운명을 처음부터 고뇌 없이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

줴루는 여전히 잠을 자고 있었다. 꿈에서 줴루가 연화생 대사에게 물었다. “내가 왕이 되나요?”
대사는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직 때가 오지 않았으니, 그대는 계속 고난을 겪어야 합니다.”
“그럼 국왕이 되지 않고, 하늘로 돌아가겠습니다!”
대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대가 하늘로 돌아갈 때에도 나는 여전히 이곳에 있을 겁니다.”
“그대는 신이 아닙니까?”
“나는 미래의 신입니다.”
“그럼 내 천막에서 나가시오!”
대사는 몸을 일으키고 웃으며 말했다. “신의 아들이여, 그대의 꿈속에서 나가겠습니다.”
(본문 104쪽)

신인 동시에 인간이기도 했기에, 스스로 의지와 상관없이 직면하게 된 ‘운명’에 대해 ‘인간’으로서 고뇌하기도 하고, 본성에서 우러나는 욕망을 충족하려는 몸부림 가운데 잠시 지혜의 눈이 멀기도 한다. 하지만 좌절과 패착이라는 경험은 신의 아들 거싸얼에게 인간에 대한 더 깊은 이해와 연민을 품게 하고, ‘신의 아들이자 인간세상의 왕’이라는 천부의 운명은 ‘인간 거싸얼’의 고뇌와 번민이라는 주체적 변증과 재구성 과정을 거쳐 비로소 하나의 온전한 사명으로 완성된다.

“보아하니 인간의 역사는 한 방향으로만 전개될 뿐 다른 방향은 찾을 길이 없는 듯하구려. 요마가 있을 때는 우리의 보호와 도움을 필요로 하고, 요마를 물리치고 나면 나라를 세우고 서로 싸우며 죽일 테지.”
(본문 47쪽)

돌아온 사람들은 줴루를 자신들의 왕으로 삼고 있었다. 그러나 줴루는 그들에게 마음속으로만 그렇게 느끼도록 하고 입으로는 왕이라 부르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또한 누구도 자신에게 예의를 차리지 못하도록 했다. 줴루가 말했다. ”나는 왕이 아니오. 나는 그저 하늘이 그대들에게 베푼 은혜일 뿐이오. 하늘을 대신해 그대들에게 더 큰 은혜를 선사하고 싶소.”
(본문 119쪽)
“아직 제가 모르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모두들 이를 진심으로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까?”
(본문 289쪽)

그리고 사명의 완성은 곧 ‘이야기의 완성’, ‘서사의 완성’으로 이어지고, 이렇게 완성된 ‘이야기’는 또다른 운명의 끈으로 연결되어 선택된 ‘이야기꾼’의 입을 통해 수천수만년의 세월을 관통하며 무수한 생명으로 재탄생한다. 신의 아들이자 링 국의 왕이었던 인간 거싸얼을 둘러싼 이 방대한 서사시에는 이처럼 ‘반인반신의 영웅’ 혹은 ‘메시아’를 떠오르게 하는, 종교 신화로서의 ‘원형原型, prototype’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도 하다. 장편 서사시 [거싸얼 왕]이 가히 티베트 민족의 정신의 지도라 불릴 만한 지점이다.

왜 [거싸얼 왕]인가? “티베트는 형용사가 아니라 명사다”

작가 아라이는 중국 쓰촨의 장족 자치구의 한 마을에서 태어났다. 23세부터 시를 쓰며 본격적인 창작 활동을 시작해 1980년대 후반에 소설가로 전향했다. 소설가로서 아라이의 작업은 ‘티베트’ 한 마디로 수렴한다. 그는 자신의 정신적 본류인 티베트를 신비나 영성으로 대표되는 추상적인 개념으로 그리기보다 실존적인 진실과 주체로 서술해왔다. 그 결과 30세에 소설집 『지난날의 혈흔』으로 제4회 소수민족문학상을 받았고, 41세에는 『색에 물들다』로 ‘최연소 수상자’라는 타이틀과 함께 마오둔 문학상을 수상했다.『색에 물들다』는 티베트 고유의 사회 제도인 ‘투스’가 현대의 문명과 접합하며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조망한 소설이었다. 이후 2005년부터 2009년까지 3부작으로 출간된 『공산』에서는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티베트의 한 마을이 현대화되어가는 과정을 추적했다. 이렇게 티베트를 추상적 형용사가 아닌 구체적 명사로 서술하기 위해 설산 이곳저곳을 취재하는 동안 아라이는 티베트 전통문화나 민족 고유의 기억이 점차 흐려져가는 현장을 직접 목격하게 된다. 그러고선 티베트의 정신적인 뿌리, 정체성의 근간인 신화를 들여다보리라 결심하기에 이른다.『거싸얼 왕』을 쓰게 된 이유다.
‘민족의 기억을 다시 쓴다’는 거창한 목표를 세우고 펜을 들었지만 현대의 작가 아라이의 눈엔 석연치 않은 틈들이 보인다. 이야기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을 전제로 하는 신화와 달리 현대의 소설은 기존 사실과 상식에 대한 회의와 의심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작가 아라이는 현대의 소설적 기반에서 고대의 신화를 해체하고 해석하리라 결심한다. 그래서 아라이는 이야기 속으로 직접 뛰어들었다. 작가 스스로가 밝혔듯 소설에 자신의 분신인 양치기 이야기꾼 진메이를 등장시켜 고대의 거싸얼을 만나게 한 것이다. 거싸얼 왕의 신화와 신화를 현대에서 전하는 이야기꾼 진메이의 이야기가 병렬, 교차되는 형식을 취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현대의 독자를 설득한다. 아라이는 이러한 이중 서사의 방법으로 신화가 어떻게 수용되고 전파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들, 그 맥락과 과정, 환경 모두를 담아냈다.

신성한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전하길 바라는, 신이자 왕이었던 거싸얼,

이야기를 사유하고 의심하며 빈틈을 메우고픈 양치기 이야기꾼 진메이.

티베트에서 거싸얼 왕의 이야기꾼이 되는 건 운명이다. 거싸얼의 경전을 외우거나 득음을 하는 후천적인 노력을 통해 누구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신의 선택을 받고 이야기를 전하겠다는 소명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들은 그동안 살아온 이전의 삶을 버리고 이야기꾼의 삶을 살아야 한다. 그래서 이야기꾼들은 기쁘면서 두려운 마음을 갖고 운명을 받아들인다. 처음 이야기를 받았을 때 양치기꾼 진메이는 조급했다. 자신이 이야기를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고 받아들이기 전에, 즉 의심하고 회의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전에 이야기에 압도당하고 장악될까 두려웠던 것이다. 유랑하며 공연을 하는 내내 “이야기가 그의 앞으로 달려나가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래서 진메이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이야기의 진실을 추구하고자 나섰다. 이야기의 전달자 역할뿐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며 판단하는 해석자이자 검증자의 역할을 하려는 것이다. 신화 속에 등장하는 소금 호수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자 하고, 거싸얼의 직계 후손들을 찾고자 한다. 그러나 이런 진메이의 행동은 신의 분노를 산다.

“믿기를 원하면 이야기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묻지 않는다. 너는 왜 굳이 이 문제를 묻는 것이냐?”
“하지만 저는 이미 이렇게 먼길을 왔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었다.” 신이 말했다. “네가 선택된 것은 세상일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너는 무엇이든 아는 인간이 되고 싶은 것이냐?”
“제가 바보로 있어야 합니까?”
신은 차갑게 웃었다. “지금 신의 영역에 들어오려는 것이냐?”
(본문 467~468쪽)

신 거싸얼은 이야기에 의문을 품은 진메이에게 화살을 쏘아버린다. 그러면서 “이야기의 진실과 허구를 캐묻지 말라”고 한다. 꿈에서 깬 진메이는 그때부터 진메이의 등뼈에 무언가가 있는 것만 같다. 이야기의 짐을 모두 내려놓고 나서야 등뼈의 화살이 딸랑 하고 떨어진다. 그만큼 이야기는 그의 몸을 지지하는 토대가 되었던 것이다.

작가 아라이는 신화를 받아들이는 현대의 독자로 진메이만 내세우지 않는다. 신화에 대해 각기 다른 입장을 견지하는 독자들을 배치했다. 거싸얼 왕의 이야기에 의문을 품는 것을 금기시하는 티베트 불교의 라마승들, 그들은 이야기꾼과 자신들은 “신의 선택을 받은 사람들”이므로 거싸얼의 이야기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져서는 안 되며 자신들은 “그의 뜻에 복종하는 비천한 하인”일 뿐이라 정의 내린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이야기를 완벽하게 고증해야 한다는 이들도 있다. 학자들이다. 소금 호수를 찾는다는 진메이를 두고 “이렇게 유명한 중컨도 이야기가 진실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섣불리 재단한다. 이러한 이야기의 수용자들은 이야기꾼 진메이가 현실에서 어느 지점에 서 있는지 볼 수 있게 만든다. 수용자의 다양한 스펙트럼 안에서 이야기는 계속 다른 형태로 받아들여지고 수용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앞세워 경합한다.

겯고트는 가운데 살아 움직이는 주인공으로 변모하는‘이야기’

작가 아라이는 이렇게 이야기와 거싸얼의 이야기가 수용되는 다층적 환경을 보여줌으로써 이야기 고유의 성질을 드러내기에 이른다. 이야기는 고정된 무엇이 아니며, 그것을 수용하는 이에 따라 전혀 다른 차원으로 변모하는 종류의 것임을, 그로써 이야기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력을 가진 존재라는 특징을 시사해준다.

신화가 믿음을 유도하는 고대적 이야기 양식이라면, 소설은 회의를 유도하는 근대적 이야기 양식이다. 고대의 신화가 신들의 이야기라면 근대의 소설은 인간들의 이야기이다. 『거싸얼 왕』은 필연적으로 이 두 서사의 충돌과 길항을 보여준다.

(옮긴이의 말 738쪽)

애초에 『거싸얼 왕』을 통해 티베트의 정신적 뿌리를 재확인하고 공동체에 대한 믿음을 공유하기 위해 나섰던 작가 아라이는 영웅 거싸얼의 활약상을 그리며 원래의 목적을 달성한다. 동시에 진메이라는 작가의 분신을 통해 신화의 의도에 의심을 갖는 태도를 보여준다. 이렇게 아라이는 고대와 현대, 신과 인간, 믿음과 회의, 신화와 소설을 각기 대표하는 『거싸얼 왕』의 두 주인공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서 있다. 그러면서 신화를 읽는 현대의 독자들에게 묻는 것이다. 당신은 1000여 년이 지난 이 이야기를 얼마나 믿고 얼마나 의심하며 받아들일 것인지를. 각자의 자리에서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체화하며 전하는 ‘이야기꾼’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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