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생각과 느낌을 내려놓고 현재로 오게. 바람을 가르며 자전거를 탈 때를 떠올려보게.
머리칼을 부드럽게 스치는 바람을 느끼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발끝에 닿는 페달의 감촉, 부드럽게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들을 바라보게.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을 보고, 듣고, 느끼게나.”
―?달로 가는 자전거? 중
“하아…… 최종 면접에서 떨어진 것 같다”로 시작되는 이 책은, 취직, 연애, 인간 관계……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어 힘들어하는 ‘나’가 우연한 기회에 만난 한 노인에게서 ‘생각과 느낌을 내려놓고 현재로 오는 것, 즉 깨어 있음’에 대해 조금씩 배워가는 과정을 소설 형식으로 풀어낸 책이다. 몸과 마음의 이완 기술, 집중하면서 집중하지 않는 기술, 깨어 있음, 과거와 미래가 아닌 오롯이 현재에 존재하는 방법 등 깊이 있는 이야기들을 재미있으면서도 명쾌하게 들려주고 있다.
책에 소개된 ‘깨어 있음’은 공저자 고상근 교수가 다년간의 연구와 임상 경험을 통해 서울대학생들을 비롯, 많은 이들에게 적용해 온 명상법이자 자기 계발 프로그램이다. 그에게 5년간 이 공부를 한 공저자 반지현이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일상에 적용해 볼 수 있도록 잘 풀어내, 긴장에서 놓여나 원하는 바를 ‘쥐지 않고 쥐는’ 길로 안내한다.
목차
고상근의 초대글_ 깨어 있을 때 비로소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반지현의 초대글_ 마음의 겨울을 나는 분들에게
1부
자꾸만 작아진다 / 아, 행복이 말처럼 쉬운 게 아니라니까요! / 혹시 인생의 참맛이 신라면 블랙입니까? / 그게 나한테 전부였던 거야 /깨어 있는데 또 어떻게 깨어나라고요? /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 치트키, 정말로 있을까? / 다시 그 문 앞 / 있는 그대로의 나?
2부
설마 깨어 있음 덕분에? / 열심히 했기 때문에 실패한 거라니? / 칼을 내려놓아라 /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니! 이 무슨 악담이람! / 쥐지 않고도 쥐는 법 / 몸의 긴장이 곧 마음의 긴장 / 검지의 마법 / 집중하면서 집중하지 않기 / 살면서 놓친 게 만두뿐이겠나?
3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 화살표의 끝 / 카르페 디엠, 현재를 즐기라는 말 아닌가? / 소원성취 / 행복도 내려놓아야 한다고? / 되는 것이 아니라 되어지는 것 / 검지와 보조바퀴 / 깨어 있습니다, 깨어 있습니다! / 마우스의 비밀 / 거기서 아버지가 왜 나와? / ‘여전’한 것은 과연 누구일까? / 한밤중의 울음소리 /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는 말 / 나랑 같이 고릴라 보러 갈래?
4부
야, 이거 아침 드라마보다 재밌다 / 근사한 저녁 식사 /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 스스로 / 운명을 뛰어넘어 / 레드 카드 / 성공의 열쇠 / 경계를 인식하는 그 순간 / 바다만큼 큰 물고기 / 달을 품는 밤 / 원숭이 꽃신 / 과거와 만나다 / 결심 / 그저 흉내라도 좋아, 진심이 아니라도 좋아 / 내가 살아가는 의미
5부
달로 가는 자전거 / 사내 배구 대회라고? / 슬로 모션 / 전설 / 가족 / 영감님, 아니 회장님 /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이 기분 / 돌멩이 속에 숨겨진 축복
저자소개
이진형 지음
출판사리뷰
● 깨어 있으면 삶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요?
취준생 주인공. 최종 면접까지 올라갔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합격자 명단에 있어야 할 이름이 없다. 또 떨어졌다. 멍하다. 이번에 진짜 될 줄 알았는데…… 어차피 떨어진 거, 그 회사에 전화를 걸어 한바탕 진상이라도 부리고 싶다. 출근 가능일까지 물어놓고 도대체 왜, 무엇이 부족해서 떨어뜨린 건지 말이라도 좀 해달라고.
일주일 내내 잠만 잤다. 일어나서 먹고 또 자고, 잠자기가 지겨우면 TV를 봤다. 그리고 다시 까무룩 잠들려는 순간,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드디어 이 몸이 공공제약에 최종 합격했다는 거 아니냐! 합격자 명단에 네 이름은 안 보이던데 지원 안 했어?” 화를 돋우는 전화를 가까스로 끊고 다시 잠을 청해보지만 잠이 올 리 없다. 차가운 맥주 한 잔 생각이 간절해 집 앞 골목 작은 술집으로 향한다. 답답한 속을 ‘소맥’으로나마 뚫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서 큰소리가 들린다.
“본인한테 어떤 일이 일어나든 몸과 마음이 편안한 것, 그게 바로 깨어 있음입니다. 깨어 있으면 삶에는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아, 오늘따라 왜 이렇게 신경을 긁어대는 인간들이 많을까? 깨어 있으면 삶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깨어 있으니 삶에 문제가 있는 거지…… 다들 곤히 잠든 동안에는 아무 문제도 없답니다.
슬슬 술이 오르는데 옆 테이블 노인네의 목소리가 계속 이어져 나도 한마디 던지고야 만다.
“저기요! 조용히 좀 해주실래요? 여기가 무슨 호텔도 아니고 다 멀쩡하게 깨어 있고만 뭘 자꾸 깨라는 건지……”
“하하…… 젊은 친구, 지금 진짜 깨어 있는 거 맞아요?”
“전 그냥 조용히 술 마시고 싶다고요. 그런데 자꾸 ‘깨어 있으면 삶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어쩌고저쩌고……’ 하시는데, 그럼 제가 자면서 시험 쳤을까요? 제가 자면서 면접 봤어요? 저 진짜 열심히 살았다고요! 내가 걔보다 더 열심히 했는데, 내가 학점도 더 높고 토익도 더 높고 자격증도 몇 개는 더 있는데…… 그런데 왜 걔는 붙고 나는 떨어지냐고요? 왜 나만 이렇게 불행하냐고요? 하, 진짜……”
● ‘몸과 마음에 긴장이 없는 상태’를 위한 여정
몸과 마음의 훈련을 통한 ‘깨어 있음’을 가르치는 ‘영감님’과 이 책의 화자인 취준생 ‘나’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된다. 이 우연찮은 만남으로 ‘깨어 있음’을 향한 ‘나’의 여정이 흥미진진 전개되는데…… 책을 펼쳐본 사람은 금방 알아차릴 것이다. 이 둘이 곧 이 책의 저자들에 다름 아님을.
공저자 반지현은 더 높은 학점과 토익 점수, 몇 개의 자격증에 유학까지 다녀오는 등 대기업에 입사하기 위한 노력으로 하루 4시간 이상 잠을 잔 적 없이 긴장감 속에서 젊은 날을 보냈다. 그러다 마침내 공황장애 진단을 받기에 이르는데, 이 마음의 병을 고치기 위해 약도 먹고 상담 치료도 받고 마음 치유 책들도 수없이 찾아 읽던 중, 이 책의 화자처럼 우연히 누군가 흘리듯 들려준 말을 붙들고 마인드리더십센터를 찾아가고, 그곳에서 공저자 고상근 교수를 만나게 된다. 벌써 5년도 더 전의 일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몸과 마음에 긴장이 없는 상태’, 즉 깨어서 현재에 머무는 방법들을 배우고 몸에 익히는 여정을 시작한다. 책 속의 화자처럼 반지현 씨는 깨어 있기가 이렇게 어려운데 왜 이걸 꼭 해야 하는지, 깨어 있으면 대체 삶이 어떻게 달라진다는 것인지 자주 불평하던 사람이었다. 그랬지만 지금은 어느덧 “이 순간 나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오롯이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불안과 걱정으로 부풀어 있던 몸과 마음의 감각이 제자리를 찾는다”는 걸 알 정도는 되었다. 또한 눈앞에 펼쳐진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 앞으로 한 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고백한다.
우리는 원하는 걸 이루기 위해서는 모든 힘과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배웠고, 이 책의 화자인 ‘나’처럼 죽기 살기로 매달려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한다. 그러나 그런 ‘나’에게 영감님은 말한다. “간절히 원한다는 것은 곧 그것이 나에게 없다는 것을 강력히 인정하는 것과 같다”고, “소원을 둘러싼 생각과 느낌, 즉 그것이 없다는 생각과 그에 따른 결핍감이나 불안감 등이 오히려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하게 한다”고 말이다.
생각과 느낌을 내려놓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에서 말하는 ‘깨어 있음’이다. 원하는 바를 둘러싼 생각과 느낌을 내려놓으라고 하면 사람들은 소원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착각하지만, 영감님은 이 대목에서 ‘쥐지 않고 쥐는 법’을 쉽게 이야기한다.
● 이 순간에 온전히 깨어 있다는 것
이 순간에 온전히 깨어 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책에서는 “몸과 마음에 긴장이 없는 상태”라고 설명하면서 힘 빼기의 기술을 그 출발점으로 삼아 설명한다. 그리고 그럴 수 있게 돕는 여러 가지 방법 중 아주 손쉽게, 그리고 첫 단계로 해볼 수 있도록 양손 검지를 들어 동시에 바라보는 훈련을 제안한다. 이 연습이 되면 차츰 범위를 넓혀 양 검지를 보면서 동시에 손가락 너머를 보고, 너머를 보면서 동시에 두 발이 닿아 있는 바닥을 느끼고, 뛰고 있는 심장을 느끼고, 들이마시고 내쉬는 공기를 느끼고, 들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오감 활용 훈련으로 넘어간다.
우리는 흔히 한 가지 감각에 빠지면 다른 감각은 놓치기 십상이다. 유명한 동영상 ‘보이지 않는 고릴라’를 알 것이다.(혹시 본 적이 없다면, 유튜브에서 찾아보시길!) 검은 옷과 흰 옷을 입은 사람들이 섞여 있고 그중 흰 옷 입은 사람들이 공을 몇 번 패스하는지 세어보는 이 영상은, 우리가 어느 한 가지에 집중하다 보면 나머지를 인식하지 못하게 되는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실험 영상이다.
“한 가지 생각과 느낌을 쥐고 있는 것이 왜 위험한 줄 아는가? 세상 전체의 흐름을 보지 못하고 그저 자기가 쥔 생각과 느낌이 전부인 줄 아는 거지. ‘깨어 있으라’는 말은 결국 현재 꽉 쥐고 있는 생각과 느낌을 분산 투자하라는 말이네. 우리의 몸에는 오감을 느낄 수 있는 바구니가 있지 않나? 다른 생각과 느낌이 들어올 자리를 만들어주는 걸세.” (?검지의 마법? 중에서)
우리가 어떤 생각과 느낌에 사로잡혀 있을 때는 전체를 보지 못한다는 것 외에도 다른 문제가 있다. ‘생각’은 대부분 과거 아니면 미래에 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에 따른 느낌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지나간 일 혹은 오지 않은 일에 사로잡혀 괴로워하거나 후회하거나 긴장하거나 불안해하는 것이다. 그럴 때 몸으로 돌아와 오감에 집중한다면, 그래서 몸에서 힘 빼기를 할 수 있다면 과거나 미래가 아닌 ‘지금 여기’에 머물게 되며, 그렇게 온전히 ‘현재’에 머물 때 생각과 느낌의 거품이 꺼져 허상인 고통도 사라지게 된다.
책 속 주인공은 “올해는 무조건 안 된다”고 한, 그 용하다는 사주집 점괘와는 달리 취업에 성공하지만 친구와의 갈등, 직장 상사와의 갈등, 부모님과의 갈등, 일찌감치 포기해 버렸던 자신의 꿈, 그리고 늘 그렇듯 신경 쓰이는 타인의 시선 등 자신을 스트레스 상황에 빠뜨리는 문제들로부터는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 ‘나’에게 영감님은 ‘힘 빼기’ ‘생각과 느낌 내려놓기’ ‘집중하면서 집중하지 않기’ ‘쥐지 않고 쥐기’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 구분하기’ ‘깨어 있음’ 등을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도록 상세히 설명해 준다.
● ‘깨어 있음’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소설적 구성에 담아 흥미롭게 풀어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면서 부닥치게 되는 상황이나 그 상황에서 갖게 되는 질문들, 예컨대 이 책 속에는 이런 상황과 질문들이 등장한다.
- 친구에 대한 질투심에 사로잡혀 활활 불타고 있는 이 가슴을 어떻게 해야 하나?
- 얼마나 더 열심히 해야 내 꿈을 이룰 수 있을까?
- 내 생각엔 상대에게(혹은 세상에)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왜 ‘내가 변해야 한다’고들 할까?
- 내 뜻대로 되지 않음으로 인해서 점점 낮아지는 자존감을 어떻게 일으켜 세울 것인가?
- 다른 사람들의 평가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데, 어떻게 가능한가?
-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말라고 하지만, 현재를 즐기려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고개를 드는데 대체 ‘현재를 살라’는 말이 무슨 뜻이고, 어떻게 가능한가?
-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면, 마음에 긴장이 올 때 몸을 이완하는 것도 도움이 되나?
- 마음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원하는 것, 즉 꿈이나 소망도 모두 내려놓으라는 말인가?
- 보이지도 않는 마음을 대체 어떻게 내려놓으라는 것인가?
- 온갖 책과 미디어에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데, 긍정적인 마음을 붙들려는 것은 집착 아닌가?
- 깨어 있다는 게 뭔가?
- 운명은 있는가?
- 삶에 의미가 있는 일, 혹은 그렇지 않은 일이 따로 있는가?
이런 질문들에 대한 책 속 영감님의 대사는 고상근 교수가 1975년부터 시작한 다수의 수행 및 심리 상담 기법(마하리시 마헤시 요기의 초월 명상Transcendental Meditation, 해리 팔머의 아바타Avatar, 프레드릭 M. 알렉산더의 알렉산더 테크닉Alexander Technique, 하인리히 슐츠의 아우토겐 트레이닝Autogen Training, 버트 헬링거의 가족세우기Family Constellation 외 다수)을 총망라해 개발한 ‘마인드 리더십 프로그램’에 기반하고 있다.
두 저자는 이 책의 분량보다 더 많은 메시지들을 주고받으며 독자들, 특히 젊은 세대에게 도움이 될 만한 핵심 내용들을 공유했고, 대표 집필을 맡은 반지현 씨는 자신이 쓴 지난날의 일기를 참조하면서 스토리를 구성해 책 속 이야기에 현실감과 생동감을 더했다.
누구나 겪어봤을 감정, 누구나 공감되는 상황에 빠져 재미있게 읽어 내려가다 보면 어느 순간 양 검지를 바라보며 ‘깨어 있음’을 시도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